포토에세이 만드는 법 — 사진 옆에 글을 놓기까지

포토에세이는 사진과 글을 한 쪽씩 놓아, 둘 중 하나만으로는 못 하는 말을 하게 하는 형식이다.
왼쪽 면에 사진 한 장, 오른쪽 면에 짧은 글 한 편.
요즘 나는 그렇게 지면을 짜며 시간을 보낸다.
사진을 고르고, 순서를 바꾸고, 다 쓴 글을 다시 반으로 줄인다.

처음 이 형식을 떠올린 것은 몇 해 전이다.
늦가을 고향에 다녀오며 찍은 사진에 짧은 설명을 붙여 가족에게 보내다가, 사진이 한쪽을 맡아 주면 글은 절반만 써도 되겠다고 느꼈다.
그 사소한 깨달음이 첫 포토에세이가 되었다.
만드는 법이라 이름 붙였지만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몇 권을 엮는 동안 몸에 밴 순서는 있어서, 그것을 적어 둔다.

포토에세이란 무엇인가?

먼저 오해 하나를 걷어 낸다.
포토에세이는 사진에 설명을 붙인 것이 아니다.
사진 아래에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를 적는 것은 캡션이다.
포토에세이의 글은 사진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진이 이미 다 보여 준 것은 비워 두고, 사진이 말하지 않은 자리를 짚는다.
사진과 글이 같은 것을 두 번 말하면 한쪽은 남아돈다.
사진에 노을이 걸려 있는데 글에 또 "노을이 아름다웠다"고 쓰면, 글은 사진의 메아리가 될 뿐이다.
둘이 서로 다른 것을 말할 때, 그 사이에서 세 번째 것이 떠오른다.
그 세 번째가 포토에세이가 노리는 자리다.
사진도 글도 아닌, 둘 사이의 공기 같은 것이다.
그래서 잘 엮은 포토에세이는 다 읽고 나면 사진이 다시 보인다.
글이 사진을 바꾸고, 바뀐 눈으로 같은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든다.

사진을 먼저 고른다

만들 때는 글이 아니라 사진에서 시작한다.
하고 싶은 말을 먼저 정해 놓고 거기 맞는 사진을 찾으면, 사진이 글의 삽화로 전락한다.
그러면 사진은 제 목소리를 잃는다.
그래서 나는 순서를 뒤집는다.
찍어 둔 사진을 먼저 펼쳐 놓고, 그중에서 이야기가 될 만한 것을 고른다.
많이 찍어 두고 적게 남기는 일이 여기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한 권에 들어가는 사진은 생각보다 적다.
마흔 장 남짓이면 한 권이 된다.
수천 장에서 그만큼으로 줄이는 동안,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가 서서히 드러난다.
정해 놓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고르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사진이 먼저 말을 걸고, 글은 그 부름에 뒤늦게 답하는 순서다.
고르다 보면 뜻밖의 짝도 생긴다.
따로 찍은 두 장을 나란히 놓았을 뿐인데 없던 이야기가 돋아나는 순간이다.
그런 짝을 만나면 글은 저절로 따라온다.

글은 사진의 절반만

글은 짧을수록 좋다.
사진이 이미 절반을 맡고 있으니, 글까지 빽빽하게 채우면 지면이 숨을 못 쉰다.
그래서 나는 쓴 글을 늘 절반으로 줄인다.
설명하려는 문장, 감정을 못 박으려는 문장부터 지운다.
남는 것은 사진 옆에서 조용히 다른 곳을 가리키는 몇 줄이다.
그 다음은 순서다.
어떤 사진을 앞에 두고 어떤 사진을 뒤에 두느냐에 따라 같은 사진도 다른 이야기가 된다.
첫 장과 끝 장은 특히 오래 고민한다.
넘기는 리듬, 면과 면 사이의 간격, 비워 둔 여백까지가 사실은 글의 일부다.
종이 위에서는 침묵도 한 페이지를 차지한다.

솔직히 나는 아직 이 형식을 잘 안다고 말하지 못한다.
사진을 찍고 AI로 이미지를 만들어 온 지 이제 겨우 이 년 남짓, 엮어 본 포토에세이도 몇 권이 전부다.
나는 모든 것을 알아서 끝맺는 사람이 못 된다.
그래도 사진 한 장 옆에 글 한 줄을 나란히 놓는 그 순간이 좋아서 자꾸 만든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한 권이 손에 쥐어지면, 그 시간을 제대로 살아 낸 기분이 든다.
잘 만드는 법은 여전히 배우는 중이고, 이 글도 그 길 위에 남기는 한 걸음이다.


Avocado

AI visual art facilit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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